용기로 모여 열띤 토론, 직접 투표 그리고 결정해
"미래수원 2030도시계획"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
"기상천외" 수원시 미래상 ‘청소년계획단’이 쏟아내

수원시와 수원시민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 시민이 도시기본계획을 직접 그렸다. 도시기본계획은 전문가가 짠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엎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수원시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고 시민들은 적극 참여했다. 전국 최초다. ‘휴먼시티 수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맞아 떨어져 더 빛난다. 20년 뒤 자신들이 살아갈 수원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것이 고스라니 담겼다. 시민의 마음이 담겨 있는 ‘꿈의 지도’는 수원을 한층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줄 큰 축이 될 것이 분명하다. ‘꿈의 지도’가 완성되기 까지 땀과 감동의 스토리를 정리했다.

▲ ⓒ뉴스후

반대의 벽을 넘고, 관행을 깨고 ‘출발’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시’ 수원시의 캐치프레이즈다. 이 캐치프레이즈가 시민참여 행정에 속도를 붙였다.  
수원시 염태영 시장과 이재준 제2부시장은 항상 열린 시정을 펼치는 데 주력한다. 그래서 시민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한 달 동안 실시한 ‘시민이 생각하는 수원’이라는 설문조사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일반인 1663명, 공무원 387명 온라인참가자 63명 등 모두 2113명이 참여했다.

이 설문조사를 통해 △수원이라는 도시의 특성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 △중점 육성산업 △구도심 활성화 방안 △수원시 관광지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진솔한 답변을 들었다.  
시민의 의견은 곧 시정의 방향임을 잘 알기에 수원시는 올해 초 20년 후인 2030도시계획을 시민에게 직접 맡겨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실행이 시작됐다.

처음부터 추진이 순조롭지 않았다. 처음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었다. 또 예민한 문제인 만큼 시민참여 도시계획 모델은 걸림돌도 많았다. 공직자는 물론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갈등과 투기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권한 침해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끊임없는 내부토론과, 선진사례에 대한 학습, 그리고 철저한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
결국 1월18일~2월6일까지 20일간 시민계획단 공개모집에 들어갔다. 공모 타이틀은 <"미래수원 도시계획" 시민들이 만든다! 비전 2030 휴먼시티 시민참여형 시민계획단 공모>였다.

홈페이지와 동 주민센터, 그리고 이메일 등 시민공모와 추천 등으로 모집했다.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130명의 시민계획단은 2월29일 드디어 위촉식을 갖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수원의 미래,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 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서. 130명이 갖는 의미는 2030년 예상되는 수원시 인구수다.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휴먼시티, 수원"을 위해

시민계획단에게 맡겨진 임무는 2030년 수원도시기본계획을 시민이 공감하고 실행이 전제되는 시민참여형 계획으로 수립하는 것.

드디어 4월28일 "비전 2030년 휴먼시티 수원 도시기본계획수립 시민계획단" 1단계 회의를 개최했다.
첫 출발인 만큼 이날 회의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지난 2월 29일 위촉된 시민계획단과 시의원 및 관련공무원 등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회의는 사전 문화행사인 "소리로 수원을 깨우다" 주제의 난타공연을 시작으로 염 시장의 축사와 이재준 부시장의 시민계획단 운영방안 소개, 중앙대학교 허재완 교수의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이어 수원의 미래상인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기 위해 균형발전과 마을만들기, 환경수도, 역사문화도시, 구도심 및 경제활성화 등을 주제로 시청 상황실과 영상회의실, 시의회 상임위 회의실 등 6개 분과회의장에서 시민계획단 분과별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후 중회의실로 이동해 분과별로 작성된 대안 발표와 앞으로 수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수원의 20년 후 미래상인 "비전과 목표"를 시민의 손으로 직접 투표, 결정하는 순으로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열띤 경합 속에 5%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수원의 미래상으로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휴먼시티, 수원"이 결정됐다.

이재준 제2부시장은 "시민의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사람이 반가운, 사람 중심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뉴스후

이보다 조금 늦은 5월16일 청소년 계획단의 위촉식도 가졌다. 2월 시민계획단 130여명 위촉에 이어 수원에 관심이 많고 사회적 활동에 모범이 되는 초등학생 63명, 중학생 37명을 선발해 청소년계획단을 구성했다.

시는 청소년 계획단을 통해 수원의 20년 후 미래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한 2030년 수원도시기본계획 수립에 그 시대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꿈꾸는 희망도시 수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

그 후 주말이면 시민계획단 6개분과[구도심활성화/균형발전/환경수도/역사문화도시/마을만들기/경제활성화]소속 130여명으로 인해 수원시청이 북적거렸다. 새로운 수원 꿈꾸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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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도시기본계획은?

도시기본계획은 미래의 해당 도시를 계획하는 20년 장기발전계획으로, 10년 단위로 수립되고 5년 단위로 재점검된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물리적인 공간적 측면은 물론 환경·사회·경제적인 면을 모두 포괄하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기본계획은 도시 미래상, 정책방향, 교통과 공공시설 등의 도시기반시설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 등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계획행위이다.

지금까지 도시기본계획은 일부 전문가와 공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실행돼 왔다. 아니면 전문기관의 용역을 통해 결정되는 등 소수 전문가 집단에 의해 수립돼 왔다. 시민참여는 설문조사나 공청회 혹은 공고, 공람 과정에 개인 혹은 집단의 의견을 제안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동안 시민이 배제되고 전문가 위주였던 주된 이유는 사전 계획정보 유출에 따른 부동산 투기문제나, 토지용도변경에 대한 다양한 민원, 허용시설과 허용하지 않으려는 시설에 대한 지역갈등이 우려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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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일간 도시계획 일정이 ‘축제’였다

도시계획토크콘서트로 서로 돌아보는 시간 가져
 
▲ ⓒ뉴스후

6월30일 오후 2시 시청별관 2층 대강당장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그동안 주말마다 모여왔던 시민도시계획단이 "시민참여 도시계획 한마당"을 열었기 때문. 수원시민이 방청객으로 참여하고 염태영 수원시장이 패널로 초청됐다.
이날 행사는 올해 초부터 운영돼온 수원시 도시계획 시민계획단이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마지막 자리이자, 123일간 활동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첫번째 마당은 그동안 활동해온 130명의 도시계획 시민계획단과 100명의 청소년계획단의 활동영상을 함께 보며 지난 시간을 추억했다.
이어 허재완 중앙대학교 교수로부터 시민이 직접 그린 수원시의 도시계획 밑그림에 대해 듣고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이어 두번째 마당에서는 염태영 시장이 패널로 참여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고, 수원시 39개동에서 나온 다양한 정책제안과 방청객들의 즉석의견을 나눴다.

이어지는 세번째 마당은 풍물패의 길놀이 등 신나는 공연 등으로 시민도시계획단 긴 여정에 격려와 흥을 돋궈줬다.
도시계획단 한 관계자는 “도시계획 한마당은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축제’같은 기쁨 마음으로 기획단이 준비한 행사”라며 “그동안 노고를 한순간 날려 버리는 신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